앤디 워홀의 마릴린 먼로를 보자. 단순히 우리가 아는 눈코입을 정밀하게 묘사한, 초상화의 이미지라고 할 수 있을까?
아니다. 초상화의 정돈되고 정적인 느낌보다, 오히려 무언가를 전달하고자하는 역동적인 느낌이 전달된다.
사람의 얼굴 형태를 갖는 그림, 즉 초상화의 범주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은 여러 의미를 가질 수 있다. 가령,
- 개인의 가치
- 개인이 대표하는 사회적인 표상
- 그 얼굴이 누구인가하는 근본적인 물음
- 위의 모든 심볼들과, 그 심볼을 지켜보는 사람이 어떻게 엮어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확장
- 그 외에도 단순히 초상화를 통해서 즉, 개인을 피상적인 심볼로서 전달할 때의 다뤄질 수 있는 주제에 대하여 (환상, 인간으로서의 존재, 디지털 사회 속에서의 상호작용 등의 주제)
분명한 것은 개인이 예술 속에 하나의 주체로 자리 잡았을 때, 그것은 개인 그 이상의 의미를 담는다.
그렇다면 초상화로부터 시작해 살펴본 개인 표현에 대한 고찰이 다른 방법으로 표출되는 또 다른 것은 무엇이 있으며,
또한 '나'를 개인으로서 표현한다면 어떠한 표현방식을 사용할 것인가?
대표적인 방식에는 콜라주가 있다.
위는 포토 몽타주의 기법 중에 하나이며, 1차 세계 대전 중 탄생하여
반이성, 반도덕, 통상적인 미의 반대의 인상을 주는 'dadaism'이라는 예술 기법 중에 하나로 표현되었다.
이 외에도 콜라주 기법에는 예술과 현실의 경계를 부수는 Marcel Duchamp의 기법인 Fluxus,
꿈속의 무의식적인 생각과 상상의 이미지를 콜라주로 실현한 surrealism,
대량 미디어와 대랑 생상에 관한 주제를 다루는 popart에서의 콜라주 등이 있다.
콜라주라는 '무언가를 이어 붙여 다른 하나의 예술로서 승화하는 작업'은 도입부에 언급한 '개인의 표현과'도 연결된다.
그 동안의, 일련의 콜라주 기법이 흘러온 과정은 예술가를 둘러싼 사회, 환상, 모순 등이 여러 가지의 이어붙임으로 표출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개인을 둘러싼 여러 생각과 제도를 하나의 작품에 모이게 함으로써 개인 그 이상의 것을 표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여러 가지의 것들을 이어붙임으로써, 하나의 가지를 만들어낸다는 것.
그리고 그 사이의 과정에서 개인과 그 이상의 집단을 녹여낸다는 것.
그렇다면 어떠한 방식으로 이어붙일 수 있는지, 그 방법에 대해 살펴보자.
위의 사진은 콜라주 방법 중에 하나인 Cubomania이다.
dadaism으로부터 시작한 흐름은 surrealism이라는 초현실적인 예술 표현의 흐름으로 흘러갔고,
꿈의 세계를 역동적으로 표현하는 그 화법은, 사각형으로 자르고 랜덤하게 이어붙이는 Cubomania라는 콜라주 기법으로 실현되기도 한다.
Rene Magritte에 의해 구현된, Inimage 콜라주 기법이다.
이 또한 초현실주의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실존하는 이미지 속에 또다른 이미지를 배치함으로써
이미지 각각이 갖는 것 이상의 무언가를 전달하고 있다.
공통분모를 쉽게 찾기 힘든 것들을 이어붙임으로써 새로운 공통분모를 만드는 콜라주 작업.
이어붙임에 있어 그 대상은 여러 가지의 것이지만, 역설적으로 그 여러 가지는 한 가지에서 뻗어나온 것일 수도 있다.
그 대상이 사람이든 사물이든, 추상의 대상이든, 하나의 대상의 면모는 하나로 정의될 수 없다.
대상을 바라보는 시각은 사소한 앵글의 차이, 프레임의 구성 등에 따라 무궁무진하게 변할 수 있다.
David Hokney의 Photomontage 기법을 살펴보면 한 대상에 관한 여러 사진을 이어붙임으로써,
그 대상을 더 구체화시키고 더불어 다양한 각도로 그를 바라볼 수 있게 한다.
이처럼 collage는 앞선 예시처럼 아예 다른 것을 엮을 수도, 또한 하나의 대상에 대한 깊은 시각을 전달하기도 한다.
이어붙임을 생각하면, 하나 혹은 그 이상의 이미지의 규모를 가공한다는 생각을 하곤한다.
그 가공함을 노출도에 초점을 맞춰서 생각해보면,
위와 같은 double exposure을 이용한 collage 기법을 생각해낼 수 있다.
노출을 조절함으로써 여러개의 이미지를 어우러지게 할 때에는,
초현실주의 작품과 같은 엉성한 이어짐, 혹은 이질감에서 오는 기괴함보다는
이미지의 조화가 주는 스토리텔링에 집중하는 것이 좋아보인다.
이미지의 직접적인 가공이 아닌, 서로의 강도를 조화롭게 함으로써 새로운 이미지를 창작하는 것이 먼저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Video Art, Multi-Media Installations, Augmeted Reality 등 매우 다양한 형태로 콜라주 기법이 실현되고 있다.
위는 Lynn Hershman이라는 작가의 작품인데,
위작가는 fake identity를 정의함으로써 그 정체성을 바라보는 시각을 비디오 콜라주, 멀티 미디어 설치 등의 다양한 기법을 통해 제시하고 있다.
평면적인 콜라주에서 더 나아가 다양한 매체가 개입되고 -
그 매체가 연상시키는 이미지는 한층 더 복잡해진다. 그리고 바라보는 사람의 입장에서 하나의 정체성이 그 콜라주와 함께 제시되었을 때,
정체성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에 대한 깊고 복잡한 생각을 하게 한다.
그렇다면 위의 콜라주 기법을 관통하는 질문을 던져보자.
- 당신은 어떠한 이미지로 콜라주될 수 있는가?
- 콜라주와 레이어링으로써 당신을 표현한다면, 당신은 어떠한 기법을 사용할 것인가? 그 기법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 의도는 무엇인가?
- 그 콜라주가 주는 당신의 정체성은 유동적인가?
- 당신이 기반이 된 콜라주를 볼 때 관객과 어떻게 상호작용하게 할 것인가?
콜라주 기법의 흐름과 그 속에서 발전한 과정 그리고 콜라주가 제시하는 개인존재의 표현 방법에 대한 근본적인 고찰을 할 수록,
하나의 질문에 더 가까워진다.
결국 위의 질문들을 생각하면 할 수록 우선적으로 답해야할 점은
'나를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나는 어떠한 이미지를 갖기를 원하는 가?'라는 것이다.
어떠한 기법으로 어떤 작품을 내든, 그 기저에는 작가와 작가 주위의 개인에 대한 고찰이 깔려있고
그렇기에 더더욱이 위의 질문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해야한다.
단순히 멋진 작품도 그 기저에는 까마득히 깊은 개인에 관한 고찰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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