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인문계 전공이고, 컴퓨터공학 복수전공을 하고 있다.
학교 동기들에게 나의 복수 전공을 소개할 때면 항상 듣는 말이 있다.
'어떻게 컴공을 해? 아무리 많이 하더라도 정말 빡세다던데.'
그럴 때면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그냥 하는 거야. 쉽지는 않지.'
실제로 쉽지 않다. 실제로 그냥 한다.
그냥 한다고 해서 두려움과 걱정과 힘듦이 없느냐? 라고 물으면 그것도 아니다.
어쩌면 두려움은 개발자를 꿈으로 정한 이후부터 계속 되었다.
실제로 과제를 통으로 날려먹은 적도, 기말고사를 치르지 않은 적도 있었다. 컴퓨터 공학을 복수 전공한 이후로부터 바닥을 치는 나의 학점을 보면서 내 선택에 대한 후회를 한 적도 있다.
한 번 이러한 불신의 소용돌이로 빠졌을 때, 다이어리의 빈 종이에 무작정 나의 고민을 써본 적이 있다.
고민을 쓰다보면 나 자신에게 묻게 된다.
'그래서 뭐 어쩔건데?'
나의 힘든 모습과 투정부리는 모습을 다이어리라는 거울을 통해 보게 되면 그것만큼 안쓰러운 것이 없다.
다이어리에 비친 안쓰러운 나에게 필요한 것은 how to 이다. 어떻게 해서 이 고민을 해치울 것인지.
그리고 부가적으로 why도 필요하다. 안그러면 그 how to를 지속할 원동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나의 첫 번째 how to는 '생각말고 행동으로 실천하기'였다.
투정을 부리고 고민하고, 계획하는 것은 사실 10분으로 족하다.
실천으로 이루어진 계획 10분과 실천하지 못한 계획 100분 중 확실히 나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전자이다.
컴공 과제가 두렵고 어렵다면 더더욱 데드라인보다 훨씬 일찍 시작해야한다. 한번 이루고 나면 자신이 붙는다.
나의 두 번째 how to는 '행동 하느라 못한 생각은 기록으로 남겨두기'이다.
두려움과 고민이라는 것은 때론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바로 기록으로 남겨두고 나의 자서전처럼 사용했을 때이다.
자신을 돌아보다보면 과거에 했던 고민이 참 어리석기도, 대단하기도 하다는 생각을 할 것이다.
기록을 하다보면 지금의 나 - 과거의 나 - 지금 꿈꾸는 미래의 나 - 이 글을 볼 미래의 나 이런 식으로 나를 시계열로 분리해 파악할 수 있다. 시계열로 분리한 나의 모습을 그리다 보면 지금보다 더 발전할 나를 그리게 된다.
how보다 더 중요한 why를 나열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증명하고 싶어서, 꾸준히 공부하고 발전할 수 있어서, 일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자유로운 환경이 보장되어서,
추후에 타 작가의 예술 프로젝트에 개발자로 참여할 수 있어서, 개발하고 나서 남는 시간에 사랑하고, 예술 활동을 할 수 있어서'이다.
사실 why는 더 무궁무진하게 바뀔 것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지금 중요한 뼈대 그리고 원동력을 잘 설정해놔야 흔들리지 않을 수 있기에 더 많은 성찰과 회고가 필요하다.
입시를 준비할 때도, 외주를 처음 맡아 진행할 때도, 위와 같은 두려움은 있었다. 그럴 때마다
how - 시간을 써서 행동
why - 그래도 재밌으니까 / 고통을 즐기니까
등등으로 귀결되는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
그랬을 때마다 나는 성공했다.
원하는 결과를 얻었고, 불확실한 세상은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저 하면 된다.
고민은 적게, 행동으로 하고, 나의 발전을 위한 고민을 기록해두기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 무엇이든 될 거라고 본다.
많이 흔들릴 때 비교적 흔들리지 않는 지금의 글을 보는 내가 되었으면 좋겠다.
'Record >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3. 상반기 is gone (0) | 2023.08.28 |
---|---|
2023 휴학생의 4월 회고 (0) | 2023.05.01 |
개발시장에서 살아남기 '개발 콘텐츠를 만들어보자' (0) | 2023.02.06 |
0821 개발하는 전문가 / 추진력과 용기 / 지식의 수용성 (1) | 2022.08.21 |
2021 회고록 (4) | 2022.01.04 |